정현종 시집

by 폭우 posted Feb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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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시집

<나는 별 아저씨>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문학과 지성사 출판

문학과 지성 시인선 중에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 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 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정현종, 나는 별아저씨, 문학과지성시인선3, 문학과지성, 1991>

 

정현종의 시는 그 언어가 절제되어 좋다.

그가 고민하는 것들에 함께 고민하며 시를 읽는다.

 

시를 읽는 다는 것은 때로 말씀을 묵상하고 전하는 것과 닮아 있다.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의 세계를 그려보고 상상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전하시고자 하는 것을 상상하되 너무 자의적이지 않고 말씀 안에서 그려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시를 읽는 것에 너무 거창한 것을 들이 대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시가 세상을 읽는 방식은 늘 경이롭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