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선물

by 폭우 posted Oct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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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래전에 읽었던 “천개의 선물”이란 책이 있습니다. 온타리오 키치너 부근에 사는 앤 보스 캠프라는 분이 쓴 책입니다. 농부의 아내이자 그리스도인이며 최근에 한 아이를 입양해서 7명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2. 앤은 어린시절 여동생을 잃고 온 가족이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것과 20대 어머니로 인한 아픔을 겪으면서 신앙에 대한 회의를 느꼈고 이해 할 수 없는 많은 질문들을 가졌다고 고백합니다. “왜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하시는 것인가?” 오랜 시간 자신의 삶에 난 커다란 성처들이 마음에 구멍을 만들고 흔들었고 스스로 어두운 곳으로 숨어 들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3. 결혼후 평범한 농부의 아내로 6명의 아이들을 홈스쿨링으로 기르면서 끊임없이 부딪치고 아이들이 일으키는 소란과 일상으로 늘 지쳐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다가 조금씩 자신의 삶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좋아 하는 것들을 하나씩 일기에 쓰기 시작하면서 그 모든 것들이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소소하지만 긴 여정의 글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고 계속해서 신앙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4. 자연을 참 좋아하는 나로써는 앤의 고백과 나누는 이야기에 많이 공감이 갔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으로 마음의 어둠을 이기고 기쁨과 평안으로 살아 가는 길을 발견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녀가 쓴 감사의 고백을 나누어 봅니다.


“낡은 바닥에 드리워진 아침 그늘/  푹 떠서 토스트에 수북하게 올려놓은 잼/  가문비나무 꼭대기에서 들려오는 큰어치 울음소리/  꽃집의 생명력 넘치는 이파리 냄새/  할머니께 물려받은,아직까지 끄떡없는 압력솥/  김이 펄펄 오늘는 찐 호박 동그랗게 떠내기/  죄인,즉 나를 구원하심....”


5. 앤의 인생 가운데에도 평안과 은혜만 발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겨우며 가끔은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 치는 시간들을 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선물을 숨겨놓으시고 준비하셨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가장 큰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여전히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며 도우시는 은혜입니다. 그 인도하심과 도우심은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것들을 통해 확인합니다. 또 이것들이 우리를 웃음짓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한번의 미소와 웃음은 한번의 힘겨움을 이기는 힘이 되고 한번의 경탄과 감사는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줄 사랑이 됩니다.


6. 2021년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농사하지 않으니 추수감사에 대한 의미가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러나 올 한해동안 하나님이 주신 것을 감사하며 내게 주신 것을 나눔으로 고백하는 시간이길 원합니다. 코로나가 여전하고 우리 가운데 일어나는 어려움이 웃음을 빼앗아 가는 시간속에서도 아름답게 변하는 단풍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은혜 베푸시는 것을 깨닫기를 원합니다. 


7. 감사는 내가 받은 것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감사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내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나를 용서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마다하지 않으신 예수님의 사랑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나의 매일의 시간이 그 은혜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감사는 일상의 기쁨이 되고 삶의 고백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참으시지 않으신다면 오늘 내 삶이 누리는작은 기쁨들이 결코 나의 것일 수 없을 것입니다.


8. 하루를 시작하며 서늘한 공기 가운데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계절의 변화를 느낍니다. 가을에 풍성하게 떨어진 열매들 사이를 걸으면서 작은 동물들의 먹을 것을 준비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을 깨닫습니다. 저녁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를 쉬며 회복 할 수 있는 건강을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성장해서 이제는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수없이 많은 실수와 연약함에도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지켜 주신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9. 내게 있는 것만이 아니라 바울은 자기에게 없는 것으로 감사했습니다. 연약한 건강과 만나는 고난과 괴롭힘들을 보면서 그 가운데서 강하고 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기뻐했고 감사했습니다. 나보다 크고 능하신 분이 나와 함게 하심이 주는 평안을 기뻐했습니다. 우리의 기쁨과 감사도 그렇게 닮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