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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부활 신앙이 던지는 그 충격과 도전

2006.05.17 10:39

폭우 조회 수:418

                            - N.T. 라이트의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을 읽고


                                                                                        김희성(서울신학대학교 신약학)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은 태양을 향해 쏘라는 왕의 명령을 새롭게 이해한 젊은 궁수가 연못에 반사된 태양의 중심을 꿰뚫어 수많은 파편들로 쪼갰다는 우화에서 시작한다. 이 책에 의하면 우화 속 태양은 하나님이고, 물에 반사된 태양은 하나님을 반사하는 변화된 몸으로 부활한 예수이며, 젊은 궁수는 부활을 부정하는 유력한 학자들이다. 저자는 이 우화를 통해 지금까지 역사 속에서 많은 학자들이 물에 반사된 태양 즉 기독교의 부활 신앙을 가장 강력한 학문적 화살들로 꿰뚫어 왔으며, 물결 위에 산산이 부서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그것은 태양의 이미지가 아니라 한낱 신기루임을 속삭여 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화살이 관통했던 지점에서 파장을 일으켰던 물결들이 잔잔해지면 태양의 이미지는 다시 돌아올 것이고, 사람들은 다시 한번 실제를 반영하는 그 이미지를 응시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밝히기 위해 방대한 논증을 거친 후 그 우화에 대한 반론으로 자신의 결론을 맺는다. “우리는 다시 한번 물에 반사된 이미지를 응시한 것이고, 주 안에서 우리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부활절 아침에 도대체 무슨 일이


N. T. 라이트는 예수의 부활을 논증하기 위해 헬라 세계, 구약, 유대교, 신약, 교부들의 부활 사상을 두루 섭렵한다. 따라서 부활에 관해 유례가 없는 아주 방대한 책이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무대설정, 제2부 바울 서신에 나타난 부활, 제3부 초기 기독교의 부활, 제4부 부활절 이야기, 제5부 신앙, 사건, 의미이다.


  제1부는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 “과녁과 화살들”에서 이 책은 본서의 연구 과제를 설정하고 그 연구 방법에 대해 밝힌 후, 연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분명히 한다. 이 장의 중심 과제는 “부활절 아침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라는 역사적 질문을 푸는 것이다. 제2장에서 신약의 배경이 되는 고대 이교 헬라 세계에서 죽음 너머의 삶이 어떤 것인가를 밝힌다. 고대 이교 세계에서 일부 사람들은 죽음 후 영혼 불멸을 믿지만, 대부분은 사람이 일단 죽으면 돌아오지 못한다고 믿었다.

  제3장에서 신약의 뿌리가 되는 구약에서 죽음과 그 후의 삶이 어떠한지를 살핀다. 죽음은 하나님이 그 생기를 다시 거둬 가는 것을 의미한다. 잠자는 것은 죽음을 가리키고,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몸의 부활을 가리킨다. 부활 신앙은 죽음 자체의 역전이다. 제4장에서 신약의 토양에 해당하는 유대교에서 죽음 너머의 소망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유대교의 부활 신앙은 다양했지만, 주전 3세기부터 대부분이 부활이 무엇과 같은지에 대해서 분명한 관념은 없었다.


제2부도 4장으로 이뤄져 있다. 제5장 “고린도 서신을 제외한 바울 서신에서의 부활”에서 에베소서와 골로새서와 목회 서신을 포함한 진정한 바울 서신들을, 제6장 “고린도 서신에서의 부활(1)”에서 고린도전서 15장을 제외한 고린도전서와 고린도후서(4:7-5:11을 제외한)를, 제7장 “고린도 서신에서의 부활(2)”에서 핵심 본문인 고린도전서 15장과 고린도후서 4장 7절에서 5장 10절까지를, 제8장 “바울이 예수를 보았을 때”에서 바울 자신의 설명들과 사도행전에 나타난 바울의 회심과 소명을 다룬다. 이런 바울 서신의 개관에 의하면, 바울은 몸의 부활을 믿었다. 부활은 소생이 아니라 썩지 않는 몸으로의 변화이며, 이것은 두 단계로 일어난다. 먼저는 예수에게, 다음은 그의 모든 백성들에게다. 그리고 은유로서의 부활은 이스라엘의 회복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도덕적인 회복이었다. 이것은 유대교의 부활 이해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수정에 대한 유일한 설명은 그것들이 바울이 예수 자신에게 일어났다고 믿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제3부도 4장으로 이뤄져 있다. 제9장은 4복음서와 마태와 누가의 자료를 다룬다. 여러 가지 복음서 전승 자료들은 한 가지로 죽음 이후의 삶을 새로운 몸을 입은 삶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10장은 사도행전, 히브리서, 베드로후서, 요한 서신 등 일반 서신들과 요한계시록을 다룬다. 대부분의 책들은 부활을 중심 주제로 다루고 있고, 거기에 반영된 부활 신앙은 예수의 부활을 중심으로 한 재형성에 속한다.


제11장은 교부들, 변증가들 초기 신학자들과 초기 기독교의 외경들과 나그함마디 문서 등을 방대하게 다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세기의 기독교는 부활을 죽음 너머에 있는 썩지 않은 몸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이해했고, 메시아는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한 첫 열매였으며, 죽은 사람은 부활의 때까지 주와 함께 거한다고 믿었다. 제12장은 예수의 메시아와 주이심을 부활과 연계시켜 다음과 같이 논한다. “예수의 부활은 그가 메시아라는 것이 옳음을 입증한 것으로 이스라엘의 회복이며, 세상의 회복의 선 성취로서 이미 시작되었다. 그런 부활을 개시시킨 분은 모든 무릎이 꿇어야 할 주님이다.”


부활, 그리스도인의 삶과 죽음의 원리


  제4부는 제13장부터 제17장까지 모두 5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부활절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부활절 이야기들을 언급한 후에 개별 복음서의 부활절 이야기를 살펴본다. 네 개의 부활절 이야기들은 모두 전승에서 받아들인 것들이며 성경 인용의 결여, 개인적 소망의 부재, 한 사람으로서 예수의 부활, 여자들의 등장 등은 초기의 구전 전승으로 거슬러 올라가도록 지시한다. 개별 부활절 기사들 중에 마가복음의 빈 무덤의 기사가 “두려워하더라”로 끝난 것은 침묵과 실패로 끝남을 시사하기 때문에 결말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봐야 하며, 따라서 빈 무덤은 부활을 시사한다. 마태복음의 여러 가지 부활절에 관한 이야기들은 전승사적이고 역사적인 것으로서 예수가 진정으로 죽은 자들로부터 변형된 몸으로 부활했음을 드러낸다. 누가복음의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에 관한 이야기와 부활 승천에 관한 이야기도 매우 초기의 전승들을 사용한 것이지만, 예수의 몸의 부활을 말하고 있다.


  요한복음 20장의 부활절 이야기에서 부활절은 예수가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는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고, 예수가 주와 하나님으로 칭송받은 것은 부활 없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부활절 이야기는 제자들이 부활의 예수를 알아봄과 몰라봄이 공존하는 최초의 순간을 다룬 역사적인 묘사처럼 보인다. 이상의 부활절이야기에 사용된 자료들도 예수가 삼일 만에 일어난 실재적인 사건들을 가리키고 있다. 예수가 몸으로 부활했다는 신앙이 그가 이스라엘의 메시아이자 세상의 참된 주라는 신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제5부는 2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부활 신앙의 출현에 대해 어떤 역사적인 이유들이 제시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다. 제18장 “부활절과 역사”에 의하면, 나사렛 예수가 죽은 자들로부터 몸으로 부활했다는 것은 큰 영향력이 있는 신앙이었다. 이 신앙이 예수가 메시아와 주라는 인식, 창조주 하나님이 새 시대를 개시했다는 주장, 무엇보다 그들 자신의 몸의 부활에 대한 소망 등의 토대가 되었다. 이런 신앙을 불러일으킨 것은 무덤이 비어 있는 것과 부활한 예수와의 만남이다. 이 두 가지가 부활 신앙의 출현에 대한 강력한 근거를 제공한다. 이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마치 깊이 잠들어 있다가 자명종 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직장으로 일하러 간 사람과 같기 때문에 현대적 대안으로 나온 ‘인지적 불협화’ 이론도, 부활이 회심과 같은 은혜의 체험이라는 이론도 부활 신앙의 출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 줄 수 없다.


  제19장 “하나님의 아들로서 부활한 예수”에서 예수의 부활이 왜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가장 좋은 설명인지를 다룬다. 거기에 의하면, 부활은 종말의 핵심 부분으로서 세 가지 차원의 의미를 갖고 있다. 첫 번째 의비는 예수가 이스라엘의 메시아이고 그 안에서 창조주의 구속 계획이 결정적 성취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의미는 부활이 예수를 피조 세계 내의 모든 사람과 모든 것들로부터 절대적 충성을 요구하는 세상의 참된 주권자와 하나님의 아들로 세운다는 것이다. 예수는 창조주의 새 세상의 시작이다. 세 번째 의미는 예수가 한 분 참 신의 인격적 화신이자 계시라는 것이다. 예수가 주이자 하나님이다.


  이런 부활의 신앙은 혁명적이어서 고대와 현대의 헤롯들, 가이사들, 사두개인들은 실제 부활의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 실제 세계는 하나님이 만든 것이며, 새 창조의 시작인 예수의 부활에 의해 결정적으로 주장된 것이다. 이 실제 세계가 아무리 위험하다고 해도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그것 ‘안에서’ 그것 ‘위해서 살고, 때로 죽기로 결심한다. 창조의 하나님, 공의의 하나님, 십자가에 못 박혔다가 부활한 예수 안에서 계시된 하나님은 이것 이하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렇게 논한 후 서론에서 소개한 태양을 향해 쏘라는 우화의 반론으로 끝을 맺는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몸의 부활의 새로운 가치


  에 책을 간략하게 평가해 보면, 저자가 이렇게 장황하게 논증한 예수의 몸의 부활은 사실 부활을 믿는 우리에게 별로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이 드러낸 새로움은 예수의 부활 신앙이 갖고 있는 심층의 의미이고, 그것은 우리에게 강력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부활한 예수는 메시아이고, 주이며, 물에 반사된 태양의 이미지에 해당하는 하나님의 계시다. 그의 부활이 우리 몸의 부활을 보증하고, 세계의 변혁을 촉진한다. 몸의 부활이 있는 세계가 실재이다. 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공의와 사랑의 삶을 산다. 몸의 부활을 신앙하는 자들은 인간을 자유하게 하는 세계관을 갖는다.


  그 반면에 죽음이 끝이라는 세계는 허구다. 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은 죽음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독재자와 권력자들을 두려워하여 인간을 억누르는 체제에 순응한다. 그들은 인간을 억압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몸의 부활 신앙은 가히 혁명적이어서 그런 세계관을 변혁시킨다. 기독교인이 부활 신앙과 의미를 받아들이고 산다면, 인류는 복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강점과 아울러 어느 정도 약점도 갖고 있다. 저자가 언급한 대로 부활 탐구에서 숲 전체를 보았기 때문에 길을 잃지는 않았다. 그러나 숲 속의 나무와 꽃과 풀이 어떤 것이고,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를 드러내지 못했다. 그것은 부활에 관한 신약의 본문들을 공시적이고 통시적인 방법을 사용해 더욱 입체적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약점들을 언급하면 첫째로, 이 책은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이른 부활에 관한 여러 신앙고백 어투를 신학적으로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셨다”는 신앙 고백 어투는 역사적인 진술만이 아니라 최초의 기독교 신학이 가득 충전된 진술이다. 둘째로, 예수의 하나님의 아들 됨을 부활에만 연계시킨 것이다. 신약에서 그것을 부활만이 아니라 잉태와 세례와도 연계시키고 있다. 이 세 가지 사건의 공통분모는 성령이다. 부활도 성령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신령한 몸의 부활 현현도 그쪽에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예수와의 만남이 아니라 원초적인 성령 세례의 의미를 갖는다. 셋째로, 빈 무덤과 예수와의 만남이 결합돼야만 부활신앙에 이른다고 했는데, 그것은 성경 본문을 자세히 고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 15장에서는 부활 현현만으로도 부활 신앙에 이를 뿐 아니라, 나아가 그분이 파송한 사도가 된다. 그것은 바로 앞서 말한 것처럼, 부활 현현이 원초적인 성령 경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약점들이 이 책이 논증한 몸의 부활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는다. 이 책은 몸의 부활의 의미를 강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세계의 변혁이도 무관심한 기독교계에 큰 충격과 도전을 던져주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월간 『목회와 신학』 2005년 11월호 pp. 230-233 “북 앤 저널-전문가의 책읽기”에 기고한 김희성 교수의 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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