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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basics"

2005.02.03 02:22

폭우 조회 수:454


1990년 대 중반 존 메이저 내각이 들어서면서 영국에서 유행하던 슬로건이
"기본으로 돌아가자! “back to basics"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도덕적으로 붕괴해가는 사회를 새롭게 하기 위해 기본원리로 돌아가는 운동을 벌 인 것입니다.
결과는 참담 그 자체였습니다.
그 운동에 앞장섰던 장관, 당 의장이 성범죄, 뇌물 사건등에 연루되는 추태를 부리다가 투옥되었습니다.
그 후,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은 20년 간 집권했던 보수당 정부와 함께 사라졌고
한 마디로 "웃기는 말(laughing stock)"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해 한국 교회는 여러 면에서 일반 사회로부터 "웃기는 집단"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참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인 교회가 영적, 도덕적 권위를 상실하고 오히려 사회에 부담 주는 집단으로 비쳐졌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자체 정화후 대사회 발언하는 것이 순서라는 인상을 주기에 족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개교회 분쟁은 차치하더라도 개신교 자체의 해묵은 분열상, 난맥상은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개신교 내부에 기독당 창당 그룹, 정치적으로 극보수 그룹, 친북진보주의 그룹, 중보 통합 그룹이 여기저기서 나팔을 불어대며 예언자적 발언을 한다니, 참 헷갈리는 현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교회 안에 발생하는 성범죄나 교회재산 횡령 같은 파렴치한 범죄가 폭로되면서 교회는 일반사회를 계도할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습니다. 교회가 사회에 대해 발언하면 할수록 더 웃음거리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독선'이라는 집단 최면에 걸 린 것인지, 참 무감각한 것 같습니다.
복음적인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양 날개로 날아야함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두 가지 사역을 동시에 다 잘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교회나 단체의 전문화와 연합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은 각 시대마다 사역의 주요 목표와 일정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설정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70, 80년대에는 교회가 크게 성장했지만 온 백성이 군사독재에 고통당하던 시대였습니다.
당시 교회의 시대적 사명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한국은 어떤 사회입니까?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시민단체(NGO)들이 적극 활동하고 있으나,
슬프게도 교회는 질적 양적으로 퇴보하는 시기입니다.
복음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이 시대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섬기기 위해 죽기 살기로 매달려 승부를 걸어야 할 핵심 사역이 무엇인가는 자명하지 않습니까?
새해 학원 복음화의 비전에 불타는 동역자들은 딴 데 눈길 주지 말고 이 땅의 청년 대학생들을 복음으로 살리고 키우고 보내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한국 교회와 사회를 바르게 섬기는 일 일 것입니다.
70, 80년대의 역사 인식이나 사회분석 기준으로 21세기의 대학이나 사회를 바라보고 운동 목표를 세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세계화 시대, 미국 교회를 배 워야 할 점 이 많겠으나. 지금 우리 가 이 땅에서 할 일은 불신자 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제자 삼아 기본 영성 훈련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일만 잘하기에도 벅찹니다. 대학 입학 후 예수를 새로 믿는 학생 수가현저하게 줄고 있습니다.
위기입니다. 선교단체는 기신자를 회원으로 양육하는 단체 운영 방침에서 과감하게 탈출해야 합니다.
20세기적 전도 스타일에 안주하지 말고 21세기 한국 대학생들에게 맞는 방법을 온 맘 다해 계발하고 눈물과 땀으로 온힘 다해 전도하여 회심 자를 얻는 일이 크게 일어나야 합니다.
학생 선교단체가 초대형교회 흉내를 내며 백화점식으로 사역하려다가는 핵심 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70, 80년대 학생단체를 통해 일어난 전도의 열매를 많이 누리며 성장한 지역교회는 선교단체 후원에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제가 요즘 가슴 치며 아파하는 깨달음이 있습니다.
선교단체와 교회 청년대학부를 열심히 리더로 섬기던 청년들 가운데 직장생활하고 자녀가 생기면서, 기본 영성이 무너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기본이 안 되었구나!"하고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도대체 그리스도인들의 기본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몇 가지만 적어봅니다.


복음주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텍스트중의 하나가 고린도전서 15장인데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기본이 이루어진 그리스도인은
(1)"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복음이 영혼 깊이 심겨져, 일생 구원의 감격을 찬양하는 하나님 자녀입니다.
(2)매일 말씀에 순종하고 기도하면서 주님과 인격적 교제가 더욱 친밀해지며,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연합한 삶을 실천하기 위해 고난을 두려워않는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3)신앙 공동체에서 말과 행동으로 덕을 끼치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입니다.
(4)소명의식을 가지고 가정과 사회에서 주의 뜻 이루려고 작은 일에 충성하는 하나님 나라 일군입니다.
사랑하는 청년대학생 사역자들이여 기본에 충실한 그리스도인을 기르고 기본에 충실한 복음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집중합시다.
기본이 된 청년들이 다니엘 동역자 같은 하나님의 청년들, 복음과 성령의 권능으로 훈련된 사도들로 사회로 나가,
"세상을 뒤집어엎어" 성서한국을 이루는 '그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이승장목사 / 학복협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