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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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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름답고 사모할만한 여인을 만나면 마구 사랑하고 싶어진다.

특별히 내가 따라갈 수 없을만큼의 성숙함과 따스함을 발산하는 사람이라면

보고싶고 만나고싶어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다.

그러나

나는 레즈비언은 아니다.

사람이 이렇게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계속 부어주는 사랑에는

그 어떤 모질고 무딘 장사도 무너지는 법.....

그걸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준 것이 너무 많은 사람임에도

자신을 작고 작다고 말한다.

캐나다에서 얻은 귀한 선물이다.

그분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성경학교때의 일이다.

이곳 캐나다의 런던교회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성경학교가 큰 행사다.

준비하고 또 진행하는 과정들이 몸과 마음에 기쁨을 주다가도

오랜 시간 만나고 부딪히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일들은 마음을 다스리기 어렵게 한다.

그리고 뭔지는 모르지만

마음에 차지 않는 그 무엇이 늘 원점으로 돌아가게 한다.

시간과 마음을 모두 쏟고 있는 일들이

과연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교묘하고 지능적인 죄의 속삭임이 들려

지친 몸에 무력감마저 들게 한다.



셋째날 아침 ...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준비 기도회를 시작했다.

늦게 들어온 벌(일찍 오셨으나 교실로)로 내가 사랑하는 그 여인이 기도를 시작하셨다.


" 하나님......... ”

".....................”

기도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무슨 일인가...실눈을 뜨려는 순간....


“ 하나님....  나같은 죄인을...... 나 같이 부족한 사람을...교사로....  세워..........흑흑....."

자신처럼 부족하고 죄많은 사람을 교사로 부르신 그분의 은혜에 울고 계신 것이다.

그랬다.

나는 죄인이었다.

죄인이 교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 은혜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 둘 함께 울었고, 나는 더 많이 가슴을 치며 울었다.

왜냐하면 내 마음 속에 크고 견고한 교만이라는 성이 그 은혜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하고 이루어왔던 이력들에 걸맞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이력에 맞는 사역비를 받고 그 이력에 맞는 존경과 인정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 사역하고 있는 영아부는 많아야 12명이고 작을 때는 8명이 되지 않는다.

내 순수한 믿음과 신념이 늘 교만이라는 견고한 성 앞에 무력해질 때가 많다.

지금 이순간 내가 누구인지 철저하게 깨닫는다.

집사님과 함께 기도한다.

"하나님... 나 같은 죄인이....진흙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는데...이제야 드디어 사람 구실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어떤 은혜를 입었는지 잠깐 잊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하나님은 작고 작다고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사람 앞에 한없이 무너지신다.

감당하기에 과한 상처를 받았음에도

그 상처를 주신 분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바쁜 사람 앞에 하나님은 절로 미소를 지으신다.

일용할 양식을 주신 이에게 내일의 양식을 묻지 않고

그날의 풍성함에 기뻐하는 사람 앞에 하나님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으신다.


사람이 아름답다.

좋아하고 있는 그 노랫말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그 노랫말처럼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아름답다.

내가 이토록 아름다운 이 사람이 하나님은 얼마나 아름다우실까...

나도 그런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하고

애교 섞인 질투를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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