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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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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f.jpg : 나와 마주 앉아 '뽀뽀'하기






우리집에 새 식구가 생겼다.
아빠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딸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고 말았다.
겨우 말하기가 시작되던 그 순간부터
소원했던 강아지..

'뽀뽀'는 강아지 이름이다.
부를 때마다  사랑스런 기운이 돌고
또 남편의 굵은 목소리로 불려질 때마다
수줍어지는 귀여운 이름이다.
물론 내가 지었다.

몰티와 포메리언, 치와와가
이 아이의 조상들이다.
새하얀 털은 몰티
얼굴생김새는  치와와
그리고  나머지는 포메리언??????

강아지 한 마리로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아기처럼 챙겨줘야하고  안아줘야하고 먹여줘야하고
같이 자야하고 혼자 두어서는 안되는
정말 아이 하나 새로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아이 키우는 것이 백배 힘들다)

예전에도 애완견을 키워봤지만,
부담스럼고, 귀찮고, 성가시며, 귀찮았다.
이쁠 때만 이쁘고 그 나머지는 나 몰라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께 참 죄송한 마음이다.
토끼에 강아지에 고양이, 닭까지 키울 수 있게 해주셨는데
성가신 일에는 짐이 되어 부모님께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떠맡겨 버렸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40이 되어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운 상태에서
맞이한 새생명은 다르다.
물론 부산스럽고, 흥분되고, 혼란스럽고, 시끄럽다.
그런데 즐겁고 참 행복하다.

'뽀뽀'와 마주하고 있으면
나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곤
그 동안 내 내면에 일어난
변화들에 대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오줌 똥 못가려
여기저기 다니며 일을 보는 녀석을
분을 삭이며
웃음으로 기다려주고 있다.

아끼며 기르는 식물들의 잎을 물고 뜯어도
'고녀석 기특하게 거기까지 뻗을 수 있네'
라며 재미있는 동영상보듯 한다.

여유...
인내...
참음....
뭐.. 작지만 내게 부족했던 것들이
이 아이와 함께 와서 반갑게 아는 척을 한다.
그리고 내게 뽀뽀한다.
피로감을 잊게하는 어떤 보상이 내게 온다.  뽀뽀와 함께....

또 이 시간이 위기를 맞을 때가 있겠지만
그래서 내가 왜 이선택을 했나 후회를 할 때가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한 생명이 주는 반가운 기운들을 만끽하고 있다.
'뽀뽀'를 통해 나를 만나는 이 순간이
참 좋다.
희안하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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