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내와 시현이네

2005.02.01 22:07

피해의식

조회 수 5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언제부터인가 '나는 피해자다'라는 망측한 생각이 나를 따라 다녔다.

많지 않은 30년 세월을 조금더 근심하게 했던 내 모난 성격은 좋지 않은 나의 환경때문이라 생각하고,

꿈을 이루는 시간을 늦추는 것은 사랑과 의무, 책임을 강하게 느껴야 하는 나의 아이들과 남편 때문이라 하였고,

소소하게 부딪히는 이웃과의 어긋남도 상식없는 그들 때문이라 생각했다.

나는 원치 않는 사람들과 상황 속에서 피해자가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교묘하게 죄를 짓지 않고 회피하려는 고도의 교만임에 분명하다.


예수님이 죽기 전에 제자들을 불러놓고 발을 씻기셨다.

내가 이렇게 했듯이 형제들을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그런데 나이가 먹어가고 교회밥을 먹으면 먹을 수록 나는 손도 발도 씻을 것이 없는 락스에 무늬마저 빼버린

사람처럼 고결하고 깨끗한 척 하고 산다. 누구 말대로 우웩~~이다...


오늘 아브라함과 하나님의 대화를 큐티했다.

소돔과 고모라성을 바라보며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대화를 하신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주겠다고 그 아들을 통해서 아브라함이 복을 받고 아브라함을 통해서 민족이 번성케되는 복

을 주겠다는 거대한 약속을 주시고 맨처음 하신 교육이었다.

아브라함을 소돔과 고모라 성이 보이는 곳에 세우시고 악에 대해 하나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악에 대해서 어떻

게 정의와 공평을 보이시는지 보여주셨다.

아마도 나라면 하나님이 당연한 일을 하시는 거라 생각하고 그 동안 나에게 피해주었던 모든 사람들이 있는 소돔과 고모라

성을 보며 속으로 잔치를 벌였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인이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당치도 않게 집요한 방법으로 의인 열명을 통해 소돔과 고모라성에 대해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왜 그랬을까??

한참을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그건 소돔과 고모라성이 멸망되는 것처럼 죽을 수 밖에 없는 극심한 죄를 지은 자신을 향한 간구기도였으리라..

하나님은 그런 의도를 통해서 내 상황과 내 주위의 사람들을 통해서 내 죄를 보게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의도를 늘 벗어나 피해의식 속에 빠져서 허무함으로 어느 것 하나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내 의로움으로 죽였던가...

하루에도 몇번이나 나는 소돔과 고모라성이 보이는 언덕 위에 서서 그들을 욕하고

공평한 하나님이 심판해주기를 기다렸던가...

의도를 벗어난 나의 무지한 기다림에 하나님은 또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내 죄를 생각한다면 비록 상처많은 어린 시기였지만, 부모님이 계시고 형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내 죄를 생각한다면 내 꿈을 뒤로 조금 미루게 하는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사랑하며 사람되게 하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내 죄를 생각한다면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이웃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교만의 탑을 무너뜨려주는 고마운 사람

일 뿐이기에 감사하다.


하나님 ...

매일 매 순간 소돔과 고모라성에 저를 세워주십시오.

아브라함처럼 그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들과 함께 죄로 씨름하는 내가 거기에 있기에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1. No Image

    떡과 포도주

    캐나다에 와서 손빨래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간단한 속옷을 빨려고 시도한 것이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욕조 가득 물을 담고 세제를 뿌리고 빨래를 동동 띄우고 김이 모락모락나는 욕조 속으로 들어가 발로 푹푹 밟는다. 그리고 헹구기를 세번...1시간이 ...
    Date2005.12.16 By김경민 Views675
    Read More
  2. No Image

    my nest

    낯선 곳은 다만 낯선 곳이라는 사실로도 충분히 나를 어렵게 한다. 그 어려움은 또 다른 배움을 만들고, 배움이 익숙해질 때쯤에는 감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제는 아이들을 차로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시간에 좋아하는 클레식을 틀어놓고 흥얼거릴 수...
    Date2005.09.15 By김경민 Views674
    Read More
  3. No Image

    건조대와 빨래집개

    캐나다의 하늘은 아주 넓다. 큰 건물들이 없는 것 때문일까 아님 하늘을 바라보는 녹색나무 외에 다른 빛깔이 적어서일까 녹색빛을 안고 있는 하늘은 너무나도 넓다. 눈이 부셔서 제대로 바라볼 수는 없지만, 창가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에 안겨있는 ...
    Date2005.07.15 By김경민 Views752
    Read More
  4. No Image

    전염병과 같은 말

    나는 농담하는 것을 좋아한다. 농담은 도저히 내뱉기에는 뭐하고 삼키기에는 껄끄러운 것을 쉽게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간의 해소를 위한 농담이 아닌 지나친 농담들을 하고 나면 그 무게 때문에 밤잠을 설치게 할 때도 있다. 그건 정말이지 문제다....
    Date2005.04.12 By김경민 Views591
    Read More
  5. No Image

    경미니의 자원봉사기... 첫번째 이야기

    어린 시절 언덕위의 하얀집을 장난삼아 이야기 했었지. 철이 든 뒤로는 그 하얀집에서 앓고 있을 사람들 때문에 함부로 장난삼아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제 중곡동에 위치한 그야말로 언덕위의 하얀집에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고 가며 그곳은 어떤 곳...
    Date2005.03.15 By김경민 Views664
    Read More
  6. No Image

    피해의식

    언제부터인가 '나는 피해자다'라는 망측한 생각이 나를 따라 다녔다. 많지 않은 30년 세월을 조금더 근심하게 했던 내 모난 성격은 좋지 않은 나의 환경때문이라 생각하고, 꿈을 이루는 시간을 늦추는 것은 사랑과 의무, 책임을 강하게 느껴야 하는 나의 아이...
    Date2005.02.01 By김경민 Views58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