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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이야기23-시현이 성교육

2006.01.07 22:32

김경민 조회 수:530

시현이는 말을 가끔한다.
그런데 가끔하는 말이 우리 부부를 매우 굉장히 당황하게 한다.
지난 번에는 언니와 함께 가족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무슨 일인지 지들끼리 소리치며 언쟁하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쪼르르 나에게로 달려와서는 씩씩거리며 물었다.

시현: 엄마 ... 언니하고 나하고 엄마 뱃속에 같이 있었지?
     그래서 언니가 먼저 나오고 내가 1년있다가 나온거지?

엥!!! 이건 무슨 소리...
임신 기간이 2년으로 늘었네.
그건 좀 무리다 .. 시현아.

이야기는 이렇다.
엄마, 아빠, 언니 이렇게 셋만으로 구성된 사진들
특히 시현이가 내 뱃속에도 없던 사진들을 보면서 언쟁이 시작된 것이다.

시현: 언니...나는 엄마 뱃속에 있어서 사진에 없는거지?
시내: (잘난척 하며) 아니..^^ 넌 엄마 뱃속에도 없었어. 봐 엄마 배가 부르지도 않잖아...ㅋㅋ

시현이는 사진 속에 빠져있는 것도 억울한데,
엄마 뱃속에도 없다고 생각하니 분하고 원통했던 것이다.
나름대로 상상해보니 자기가 1년 넘게 엄마 뱃속에 있어도 될 성 싶었던 것이다.

씩씩 거리는 녀석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자니 잔인하고 나름대로 성교육받은 사람답게 다른 길을 택했다.

엄마:응... 시현이가 사진에 왜 없어.. 여기 아빠 몸속에 있는데.
     아직 시현이는 아빠 씨 속에 있는 거야. 몇개월 지나면 엄마 씨와 만나서 엄마 뱃속에 들어가게 되지.
     그러니깐 시현이는 이 사진 속에 있는 거야.

---------만족 만족------------*^___^*-------만족 만족-------------

오늘은 시현이와 다운받은 프로그램을 보다가 시현이의 엉뚱한 질문을 받게 되었다.

시현: 엄마 엄마!! 나는 엄마 결혼식때 아빠 뱃속에 있었지......  

엄마: 그럼.. 지난 번에 엄마가 이야기했지.
       시현이는 그 때  아빠 씨.....중얼중얼....
시현: 왜 아빠 뱃속에 있었는지 알았어.

엥...엥..@.@;;;;;
이건 또 무슨 소리...

------------------------*^^*----------------------
홱!!!!!끼어드는 소리가 들리는가...

시현: 응 ..내가 있으면 뚱뚱해서 웨딩 뜨레스 못입으니깐
      잠깐 아빠 몸속에 넣어둔거지^^ 그치??????

윽-_-;;;;;;;;;;;;;;;;

엄마: 어....그래....-_-

아이가 자라면서 해야할 교육도 늘어간다.
그러나 가르친다는 것의 배경에는 항상 사랑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수준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것이리라.
별나라 공주 시현이는 엄마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멋진 모습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기꺼이 아빠 뱃속으로 자리를 옮겨주었다. 그리곤 엄마의 결혼식을 아빠 몸속에서 축하해주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아도 시현이가 아빠 뱃속에서 함박 웃음으로 박수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맙다... 시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