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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 이야기 24 - 시내와 시현이 병원가기 ...

2006.06.16 15:54

폭우 조회 수:530

오랜동안 시내집 이야기가 쉬고 있어서...

이곳의 생활이 별다를리 없지만
시내집은 늘 평안하답니다.

이제 2학년을 마쳐가는 시내는
제법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말도 잘한답니다.
유치원 마지막을 보내는 시현이는
이제 영어와 한글을 동시에 배우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고 있구요
이제는 처음 학교 다닐때에 비하면
너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녀석들을 보면서
참 하나님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잘 사용하시겠구나 생각합니다.

많이 고민도 있었을 법한데
그래도 대견하게 이겨내는 녀석들을 향해 하나님의 비젼을 그려봅니다.

그런 시내와 시현이지만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있었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에게는 쉬쉬했지만
시내는 턱을 바닥에 찌어서
응급실로 가서 몇바늘 캐나다서의 수술자국을 남겼구요
시현이는 치과 치료가 급하다는 진단에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느라 요즘도 한달에 한번정도는
치과엘 가고 있답니다.


시내는
예의 그 발랄함과 개구짐 때문에
지난 겨울 얼음이 언 교회 운동장에서
그만 넘어지면서 손발 다 놔두고
턱으로 땅을 집고 말았답니다.
덕분에 지난번 한국에서 홍모양과 함께 다쳤던
그 턱 옆에 긴 상처를 내고 말았구요
상처가 제법커서 그냥 놓아둘수 없어서
빨리 응급실로 데리고 갔답니다.
녀석이 한국에서의 경험 때문인지 얼마나 겁을 내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녀석을 데리고 응급실로 갔지요.

엄마와 함께 응급실로 간 녀석은
무려 4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치료중이었답니다.
이곳에선 아이들 뿐 아니라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특히 아이들을 치료할 땐 아이들의 입장에서 철저히 치료를 하더군요
굳이 약을 가지고 마취하지 않고
얼음 같은 것으로 마취를 하고 - 무려 1시간 가량이나 -
그동안 아이가 겁내지 않도록
이야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이것 저것 마음을 놓을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그리고 이런 저런 시간들을 보내고
이제는 지겨워질만하니까
그제서야 수술을 하더군요.

그야말로 이제는 제발좀 꿰메주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답니다.
덕분에 턱을 꿰메는 시내도 별로 겁 내지 않고
턱을 꿰메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꿰메는 실력이 별로란 겁니다.
잘 치료하기는 하는데 한국사람들 처럼
바느질 솜씨는 좋지 않아서
그저 듬성 듬성 몇바늘 꿰메고는 끝이 아닙니까?
남의 귀한 딸 턱을 아니 저렇게 대충 꿰메놓다니요.
참 말이 잘 통하지도 않으니 뭐라지도 못하겠고
그냥 대충 꿰멘 녀석을 안고 4시간 만에 병원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병원을 나서는 우리에게
그저 잘가라고 인사만 하고
뭐 다른 것이 없는겁니다.
돈을 받던지 아님 약이라도 주던지...
뭐뭇거리니까
간호사가 와서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되냐고 묻습니다.
아이들은 당연 좋아하고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받아들고 그냥 나왔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카드 덕분에
병원 치료에 아무런 돈이 들지 않는 것이고
병원서는 약을 처방하지 않는 모양인지
그냥 통증이 심하면 "타이레놀"이나 하나 먹이라고만 하더군요.

시내는 턱을 꿰메고도 뭔 말이 그리 많은지
병원들어갈 때 겁먹은 표정은 간데 없고
치료하는 동안에도
끝나고 나오는 동안에도
얼굴이 재미있는 모양으로 싱글벙글입니다.

그렇게 시내의 턱은 아물어가고
이제 제법 큰 상처 자국이 남았지만
점점 옅어져 가는 모양을 보면서
녀석이 자라면 괜찮아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이곳 병원이 좋다가도
좀 아쉬운 면이 있는것을 느낍니다.

그건 시현이 치과 치료에서도 똑같더군요
어느날 시현이가 학교에서 웬 쪽지를 하나들고 왔더군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보건소 같은 곳에서
아이들 치아를 검사하는 날이었던 모양입니다.
시현이가 치과 치료가 급하다고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보건소를 갔었죠.
그런데 이 나라가 워낙 치과진료비가 비싸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치과치료를 잘 못해주는 부모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평생 한번은 무료로 치과 치료를 해주고
국가가 대신 진료비를 지불해주는 제도가 있더군요.
물론 너무 부자들을 제하고 좀 형편이 약한 사람들 위주로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어서
시현이도 신청하게 되었답니다.

시현이는 한국에서도
치과 가기를 가장 무서워하는 녀석이어서
치과에 데리고 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그런 녀석을 데리고 치과엘 가야하니 걱정이 앞을 가렸습니다.
그런데 이곳 치과 중에 어린이 치과가 있어서
예약을 하고 가게되었는데
역시 이곳 어린이 치과는
아이들이 무서워 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더군요.

사진을 찍는일이며
이런 저런 검사를 하는 것도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아이를 배려해서 진행하니까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요.
그래도 녀석이 잘 버텨주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치료할 때에는
웃음가스라는 것으로 마취를 해서
그렇게 아픈 치료를 하면서도
시현이는 줄곳 히죽히죽 웃기만 하고
나와서도 얼마나 히죽거리는지 재미있었습니다.

하나도 않아프고 재미만 있었다면서
이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데도 겁을 안내더군요
덕분에 다음주에 치과를 가는 시현이는
이번에도 그리 겁없이 갈 수 있을것 같답니다.


아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너무 오래 기다려서 병원을 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입장에서 치료하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답답하기도 한 마음입니다.

이번 치료를 마치면 또 한달은 기다려야 다음 치료를 하겠지요.
이번 치료도 한시간은 걸릴테구요.
참 여유있는 사람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