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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 이야기 25 - 시내의 방학이야기

2006.07.27 19:37

폭우 조회 수:362

"시내는 방학해서 심심하겠다!"
교회 유년주일학교 전도사님이 물으신다.

"아니요"
예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내가 짐짓 진지하게 대답한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요
먼저 동생이랑 큐티하고요.
그리고 아침에는 공부하는 시간이어서 국어랑 수학이랑 공부해요
오후에는 시현이랑 놀기도 하고
아빠가 사주신 책도 읽구요
그리고 저녁먹고는 아빠랑 산책도 가고해서 별로 안 심심해요!"

순간 전도사님의 얼굴에는 감동의 빛이 돈다.
"이야!
시내는 참 재미있고 알차게 방학을 보내고 있구나
공부도 열심히 하고 큐티도 하고 참 착하네..."

전도사님은 아내에게
시내가 너무 어른스럽게 대답을 해서 놀랐다고
그리고 얼마나 자기가 재미있게 지내는지 대답해서 기특했다고 말씀하신다.

저녁에 아내와 나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시내가 참 말을 지혜롭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시내의 방학은 이렇게 지나간다.
물론 하나도 틀리지는 않지만
솔직히 다시 말하면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소리에 억지로 큐티를 하구요
몽둥이로 맞아가면서 공부를 해요
엄마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
그리고 억지로 조르고 졸라서 겨우 아빠랑 산책 가기도 하구요
그래도 T.V보겠다고 하면 혼나니까 어쩔수 없이 책도 읽고 해요..."

물론 둘 다 과장이 있지만
시내는 자기가 사는 생활을 이쁘게 말할 줄 안다.
때로는 하고픈것들을 다 못해서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엄마 아빠를 조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방학을 보내는 중이다.

좀 더 녀석 편에서 생각해줘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