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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와 시현이가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시내는 grade3가 되었고, 시현이는 이제 학국처럼 신입생꼬리표(grade 1)를 달게되었다.
작년에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노란머리들을 거부했던 애라 걱정이 참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학교가기 전날 눈물을 흘리며 학교 가기 싫다고 하는 바람에
마음이 쑬렁거렸다.

'어쩌나... 애가 적응하지 못하면... 또 교실로 안들어가겠다고 하면 어쩌나..."

다음날이 되었고,
시내는 학교에 도착하기 바쁘게 사람들과 인사하느라
엄마를 잊어버렸고, 역시 시현이는 내 손안에 맴돌았다.

나를 알아봐주는 몇 안되는 엄마들과 안되는 영어로 땀을 뻘뻘 흘리는 동안
내 손을 잡고 있는 시현이를 잊고 있었다.
어느새 등교한 친구들과 손을 잡고 놀이터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까륵까륵~~ 웃음 소리까지 나니.... 감사했다.

일주일동안 시내와 시현이는 "자녀를 위한 특별기도회"에 졸린 눈을 비비고 참석했다.
하루 하루를 채워가며 쌓인 기도들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
하나님이 아이들 마음을 완전히 평안과 설레임으로 덮고 계심을 느꼈다.
아주 작은 일에도 하나님의 간섭과 함께 하심이 필요함을 느낀다.

일주일이 지났다.
시현이의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 Displayed excellent listening skills during seat work!!"

한줄의 메세지... 불안하고 어눌하기만 하던 시현이가 이렇게 커버렸나...
뿌듯뿌듯 ***^--------^****v

엄마왈: 시현아... 네가 앉아서 차분하게 공부잘했대.
        그리고!!    떠들지도~~ 않고 주의 집중해서 말이야~~(흥분, 흥분)

시현왈: ( 그냥 휙 처다보더니)그렇게 써있어?
        하던일.. 그냥한다.

뭐야.. 저 녀석 안기쁜가?? 엄마가 이렇게 기쁜데...
저 도도한 자세.. 좋아 좋아 ^^
내가 이렇게 흥분하는 통에 시내녀석 시큰둥하다. 저는 그런 메세지가 없으니 그런가 보다.

시내왈: 나도 저런 칭찬말 써 있었음 좋겠다...

엄마왈: -_-;;;; '이를 어째'
        시내야.. 시현이 성격이 너랑 다르잖아.
        시내는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것 좋아하니깐.
        공부시간에도 떠들 수 있지만, 시현이는 조용한 성격이라 이런 게 쉬운 거야.

허허~~ 말하고 나이 시현이에게 또 미안해지네. 그려..
꼭.. 성격 땜에 저절로 들은 칭찬처럼 들리게 했으니 말이다. 또 어쩌지~~ 아구 머리아퍼!! 배아퍼!!

시현왈: 성격 아니야!!
.....................

윽!! 우리 시현이 화났다.

엄마왈: 아니.. 시현아... 그게~~

시현왈: 난 영어 잘 못해서 친구랑 떠들고 싶어도 못떠들어.
       언니.. 난 그냥 영어 못해서 조용하게 선생님 말 듣는거야.

시내, 엄마왈:  @.@;;; 끙~~

시내는 동생의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배려섞인 말에 미소를 짓고,
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웃고 있다.
시내이야기로 덮어져있던 우리집이야기가 이제 시현이 이야기로 할 이야기가 많아질 것 같다.

시현아.. 그래도 엄마는 네가 선생님께 칭찬들어서 너무 좋다.
울지 않고 학교에 다녀주어서 얼마나 대견한지 너는 모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