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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 이야기9

2004.05.13 02:23

김경민 조회 수:387

시내와 시현이는 이제 선교원에 다닌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빨간 가방에 떠밀려 선교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보면
흥분과 뿌듯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오랜 기다림으로 빨간 가방에 떠밀려 오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 한가득 아이들을 안으며 많이 그리웠노라고 말하고 싶은 욕구가 인다.
오늘은 요 기특한 것들이 어떤 몸짓으로 선생님을 놀래켰을까
시내의 활발함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흥분케했을까?
그저 존재함으로 이쁜 시현이와 사귀기 위해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쯤 되면 나도 민망하다..ㅋㅋ -_-
시내는 예배시간에 여전히 다리를 흔들며 산만한 태도로 선생님을 당황케했을까?
시현이는 선생님이 하시는 질문에 어떤 엉뚱한 대답을 했을까?

오늘은 과학시간이었단다
오자마자 시내는 보물보따리 빨간 가방을 열고 과학실험을 위한 재료들을 꺼내들고 이것저것 설명한다.
시내 왈"엄마 이 풍선을 이렇게 크게 불어서 이 자동차 뒤에 붙여 놓으면 자동차가 앞으로 간다"
엄마 왈"진짜 어떻게 그렇게 되는거야?^^"
시내 왈" 응 .. 그건... 풍선의 바람 때문이야.. 공기가 들어있는데 나오면서 앞으로 나가는 거야.."
엄마 왈" 와 그렇구나.. 신기하다"
시내와 난 정말 뭔가를 발견한 것처럼 풍선을 불어서 자동차에 붙이고 자동차가 앞으로 가는 것을 실험해봤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쭈욱 보고 있던 시현이는 뭔가를 말 할듯 하더니  TV로 관심을 돌려 버렸다.
'에그 저 녀석은 도대체가 흥미로운 것이 없어'

엄마 왈"시현아 너는 실험 안했니?"
시현 왈"..............????"
엄마 왈"실험 안했냐구, 언니처럼.."
이렇게 두번이나 물어봤는데도 영 반응이 시원하지 않아 두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시현 왈"했어"
엄마 왈"-_-; 했으면 보여줘...ㅠ.ㅠ"
시현이는 못이기는 척하고 실험재료를 펼치고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공주의 억양으로 또박또박..
시현 왈"이 컵에 잉는 공을 빨대로 이러케 빨면 빨대에 부터."
그러고는 여러번 시도끝에 빨대에 공을 붙이고 웃어주었다.
캬... 이야기 듣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이제 이해했는지 질문만 몇가지 하면 나도 너와의 대화를 접는다 접어'

엄마 왈: 시현아 빨대를 공에 대고 빨면 왜 공이 붙는 거지?
어떤 대답을 할까 너무 기대되고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왜냐면 최근에 시현이가 아이큐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나름대로 꼼꼼한 대답을 할거라 믿었다.
시현이는 조금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시현 왈: 응... 이건 마술이야.*^________^*
엄마 왈: 허걱 -_-: 마술일 수도 있지만, 시현이가 공을 빨았는데 왜 공이 붙을까 풀도 바르지 않았는데?
역시 엄마가 집요하니 시현이는 조금더 시간을 두고 고민하더니 미소를 머금으며 대답했다.

시현 왈: 응 .. 그건 공이 착해서야.*^____________^*
케에엑!!!!
물을 마시다 체할뻔했다.
공이 착해서 그렇다니.. 앙@.@

분명 시현이는 다른 별에서 왔을 것이다.
이미 시내집이야기를 통해서 본 시내는 특별한 별에서 오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아이인 것을 모두가 안다.
시현이도 시내처럼 다른 별에서 살다온 별나라 공주일 것이다.
아마도 그 별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으로만 장식되어있고 가장 선하고 예쁜 마음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곳일런지 모른다.
그 별에서는 마술로 실험을 하고 착한 실험재료들은 알아서 제 할일들을 할지도 모른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흥분되고 행복한 시내와 아무말 없이 곁에만 있어도 사랑스러운 시현이가 나와 남편에게 마술을 부려 우리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그 아이들이 있는 우리집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별이다.



------------------------------------the end   200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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