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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이야기10

2004.05.19 07:28

김경민 조회 수:367

시내는 7살이 되었고 7살의 다른 아이들처럼 강한 자아를 드러내기에 열중한다.

특히 '~해라'라는 명령투의 말에는 절대로 따르지 않는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때 아이의 고집을 꺾기 위해서 싸우다 보면 하루가 다 가고 마음이 다 고갈되고 만다.

그럴 때는 내 고집을 꺾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시내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단어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너는 천재다.. 천하에 재수없는 놈 으하하하^^"

"나는 바보야.. 바라볼수록 보배로운 사람 으하하하^^"

이 70년대 농담이 복고풍을 타고 돌고 있다니...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목사님의 딸로서 많은 사람 앞에서 특별한 뭔가를 발견한 사람처럼 떠든다는 것이다.

"천하에 재수없는 놈아..@@"

그러다 아빠에게 호되게 혼이 났다.

여기에서 끝났다면 달콤한 하루의 진가를 보여줄 수 없다.

집에 돌아와 밥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왈: 시내야 아빠가 집에 계시면 넌 더 크게 혼나고 매를 맞았을 지 몰라..

시내는 겁을 약간 겁을 먹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시내왈: 아빠가 어렷을 때 나쁜 말 해서 할아버지한테 빗자루가 부러지도록 맞은 거 처럼..

엄마왈: (내참 기가막혀서!!!) -_-;;;
        뭐..  그래 ... 좋은 말도 많은데 왜 나쁜 말을 하니..? 엄마 아빠를 좀 기쁘게 해주면 안되니?

시내왈: 나도.. 엄마 아빠 기쁘게 해줄려고 노력하는데 말이 그냥 나왔어.
        오늘 유치원에서 칭찬을 두번 받았는데.. 엄마 아빠 기쁘게 해줄려고..
        그냥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어.

아!!! 철부지처럼 놀줄만 알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구나 싶었다.

엄마왈:그래..ㅠ ㅠ 한번은 실수니깐 봐줄께. 그러나 두번은 실수가 아니야. 조심해야해.

그때 만두를 우접우접 씹고 있던 시현이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시현왈: 엄마!! 실수했으니깐 언니한테 사과해.

에잉 !! @.@ 이건 뭔소리. 사오정 우리집 사오정.. 맨날 지가 듣고 싶은 문장만 듣고 사오정 소리를 한다.
답답했던 시내는 끼어들어 말했다.

시내왈: 내가 실수해서 야단맞는데 왜 엄마가 사과하냐?
시현왈: 언니가 불쌍하자나.. 그러니깐 사과해야징..
시내왈: 괜찮아..
지금부터가 시내의 주옥같은 말들이 나온다. 귀담아 들으시길.. 내가 편집한 것도 아니고 순수 그 아이의 말이다.

시내왈: 괜찮아.. 엄마 아빠는 나를 사랑하셔서 때리기도 하고 야단도 치는 거야. 나는 하나도 안힘들어.
        아빠는 더 많이 혼나고 매도 빗자루 부러질 때까지 맞아서 지금 훌륭한 사람이 되신거야.
       할아버지가 아빠를 사랑하시니깐 아빠 잘못한 거 혼내신거야. 나도 훌륭해지라고 아빠엄마가 마음 아프지만
       혼내시는거야. 그런데 할아버지처럼 많이 혼내는 것이 아니라 참으시고 잠깐 혼내시니 더 훌륭하신거야.
       나는 이런 멋진 엄마 아빠랑 사는 것이 행복해.

시현왈:-_-?????

아이를 우습게 보지말라. 다만 말로 표현하기에 어릴뿐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다.
사랑한다.......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