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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 이야기 1

2004.05.01 10:00

폭우 조회 수:326

날씨가 참 좋다.
시원한 것이 가을인듯 싶다.
뒤적뒤적!
그 동안 미루었던 육아일기를 쓰려고 책을 찾았다.
얼마나 쓰지 않았는지.........
아이들이 껑충 커버렸는데 일기장에는 아직 시현이가 잘 걷지도 못한다.
그러다가 시내이야기를 읽어버렸다... 그리고 웃었다...

그날도 시내와 시현이는 울고 웃기를 몇번이고 반복하며 나름대로 자매라는 운명을 배우고 있었다.
시끄러운 괴음이 들리지 않자..
내 머리를 지나가는 섬득한 기분..
화장실에서 일을 놓고 나왔을 때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그것은..
시내가 식가위로 시현이의 머리를 자르고 있는 것이였다.
집중하는 자세가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보아선 아마도 일이 많이 진행되었나보다.
나는
그....만.......>>>>>>>
시내는 화들짝 놀라 가위를 떨어뜨렸다.
시현이는 찐따가 되어있었다.
시내는 만족스런 모습으로 침을 흘리고 있었도,
시현이는 이상한 까만물체를 만지작 거리며 호기심에 침을 흘리고,
나는 어지러움에 침을 흘렸다.

그래도 우리 집에서 그나마 외모가 되는 시현이를 망쳐놓았으니...
분한 마음에 나는 그만
벅.....
푹.....
짝.....
궁둥이를 때려주었다.
으아앙ㅠㅠ 으앙....켁켁 으앙.....아>>>>>>>>>>>>>
-_-;(좀시끄럽네)

아시다시피 우리 시내가 엄살이 좀 심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더 강하리라 다짐했다.
우는 시내를 보고 단호하게 꾸중을 시작했다.

엄마의 강한 어조로....
"너 동생 머리를 이렇게 자르면 어떻게 해. 너 정신이 있어? 없어?
궁시렁..... 이러쿵...... 저러쿵.....종알종알....."

그런데 우리 시내가 말한 한 마디에 나는 쪼그라들고 말았다.

"엄마 나 시현이 이쁘게 해주려고 그런건데....
이.. 쁘....게 머리 잘라.....주려고.. 그런건데.......으아앙"

나름대로는...쩝쩝쩝.. 이유가 있었다... 글쩍글쩍

비록 택도 없는 이유지만.... 그래도 동기가 선한 행동이구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에 안아주며 다독거렸다.

정말이지 아이에게 상처를 준 거 같았다.

"시내야 그것도 모르고 엄마가 미안해"

그러나-_-

뚜우욱!

"응 그래"

다시 시내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온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_-;......으으으 난맥

힘든 엄마노릇~.~

그 후로는 가능하면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애쓴다.

물론 나의 수족이 말을 안듣고 먼저 올라갈 때가 많지만 말이다.


때론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을 보고 내 의도와 생각대로 해석할 때가 많다.

실제로 그 사람은 그런 의도와 생각이 없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모두가 자기가 보고 싶은 방향대로 사실들을 바라보기 때문이겠지.

아주 조그만 우리 시내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데......

하물며 우리가 상대하는 무수한 어른들과 어른이 되어가는 사람들은 어떠할까......?

어쩌면 상처받았다 할때와 무진장 싸우며 이유 모를 냉전을 가지는 사람

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해인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혹시 내가 잘못이해하고 있나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시도가 많아진

다면 우리의 작은 관계들이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가끔 시내로 인해 새삼느끼는 생각들을 나누고 싶어 올립니다.

마담언니^.^

...................................................the end..........


200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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