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1.06.14 11:55

"느림의 미학"

조회 수 11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0||0"느림의 미학"

    

신천옹이란 새를 아십니까?

신천옹은 슴새목(Procellariiformes) 알바트로스과(Diomedeidae)의 거대한 새로써 몸길이가 84~91cm지만 날개를 펴면 2.3~3.7m에 이르는 북태평양에서는 가장 덩치가 큰 알바트로스 종류의 새입니다. 영어 명으로는 짧은 꼬리 알바트로스(Short-tailed Albatross)라고 불리며 신천옹과 같은 종으로는 라이산 알바트로스(Laysan Albatross), 검은발 알바트로스(Black-footed Albatross)등이 있습니다. 신천옹은 주로 해양에서 사는 새여서 육지에는 잘 서식하지 않지만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동안에는 육지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새입니다. 한번 바다에 나가면 5년 동안을 지내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신천옹은 워낙에 큰 새여서 한번 날아오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날개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바람을 이용하지 않고는 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긴 해안을 달리거나 절벽을 이용해서 바람을 큰 날개에 싣고서야 비로소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육지에서는 느리고 뒤뚱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육지에 착륙할 때에 자기의 몸을 주체하지 못해서 해변에 구르기도 하는 신천옹을 보면 참 우스운 새란 생각도 듭니다.

신천옹이란 새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에 아버님 서재에 있던 "세계대백과 사전"을 호기심에 'ㄱ'부터 읽기 시작했을 어느 무렵이었을 겁니다. 참 크고 특이한 새인 신천옹이 그렇게 무거운 몸을 날개로 지탱하며 바람을 타고 날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힘을 들여야 하는지를 읽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바람을 타고 하늘에 오르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새보다 오래 그리고 멀리 날 수 있는 새라는 사실을 읽으면서 가슴 한편에 참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하늘을 난다는 것과 그들이 나는 모습이 그렇게 다양한지를 처음 알았고 그 중에서도 거대한 날개를 펴고 강한 바람을 맞아가면서 드넓은 대양을 날아 건너는 신천옹이란 새는 저의 어린 가슴을 벅차게 할 만큼 멋있어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새 중에서 이 신천옹이란 새를 좋아합니다. 그 모습은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자기의 몸을 가지고 날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아름답고 느리고 힘겹지만 한번 날아 오른 하늘을 가장 멀리 그리고 힘 있게 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기를 소원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에 산다는 것이 비록 다른 이들 눈에는 우스꽝스러운 몸을 하고 사는 것 같아 보이고 다소 불편한 것처럼 보이고 남들이 성공하는 발 빠른 성공에 눈 돌리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한번 날아오르면 다른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우직하고 신실하게 나아가는 것이기를 바랍니다. 태평양을 건너는 새 신천옹은 그 바다를 건너기 위해 때로는 거추장스러웠을 커다란 날개를 가져야만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가기 위해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거추장스러울지도 모르는 옷을 입습니다. 남들보다 선하고 순전하며 때로는 손해 보는 듯한 삶을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선하고 신실한 우리의 삶을 통하여 결국 하나님의 나라 그 놀라운 은혜에 보좌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신천옹은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유독 이 새는 일부일처제의 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맺은 짝은 평생 그 한쪽이 죽기 전까지 동반자로 함께 살아갑니다. 길게는 6~80년도 사는 신천옹은 그 긴 시간동안을 한 마리의 짝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인간도 한번 결혼하면 길게 살아야 함께 4~50년을 산다고 하면 신천옹은 더 긴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네 그리스도인의 삶도 그러하기를 소원합니다. 한번 하나님의 동행자로 그의 제자로 삶을 시작했으면 죽어서 하나님의 나라에 가기까지 변하지 않고 그 믿음의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석지변'하는 세상이지만 우리의 믿음이 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는 그 하나님의 마음이 변하시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그 하나님의 백성으로 예수님의 신부로써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또 그와 함께 함으로 그 어려움을 이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거센 바람은 보통의 새가 날기에 위험하고 불편한 것이지만 날개가 큰 신천옹에게는 더 편안하게 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 닥치는 고난이나 어려움이 다른 이들의 눈에는 힘겨움이고 어려움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놀라운 은혜의 기회 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신천옹은 한 번에 단 한 개의 알을 낳고 그 새끼를 위해 지극정성인 모성애가 뛰어난 새입니다. 또 이 새 중에 몇 종류는 부화하자마자 바다로 날아가야만 자기의 목숨을 부지하는 새이기도 합니다. 한번 태어난 세상에서 자기의 숙명처럼 하늘을 나는 새가 바로 신천옹인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숙명처럼 하나님의 자녀로 이 세상에 물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들입니다. 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아야 우리의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는 그리스도인은 어쩌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날갯짓을 평생 하기를 소원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느리고 무거운 새, 하늘을 향해 긴 거리를 도움닫기해서 날아오르는 신천옹처럼 우리의 삶이 느리게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긴 인생의 도움닫기를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리 그리고 힘 있게 날아 오늘 수 있기를 오늘 소원해 봅니다. 우리가 날아 갈 곳은 좁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그 넓은 대양의 하늘이기 때문입니다.

  김요환

List of Articles
날짜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021.01.26 454 성경쓰기 file 폭우 17082
2011.06.14 » "느림의 미학" 폭우 1162
2010.07.06 452 약한자를 쓰시는 하나님 file 폭우 790
2010.04.04 451 하나님의 영광 file 폭우 614
2010.06.03 450 Isn’t it enough?... 폭우 575
2010.01.18 449 마음을 무겁게 하는 사람들... 폭우 50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76 Next
/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