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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5.26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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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 하는 것들

저는 유독 강을 좋아 했습니다. 굳이 과거형을 쓰는 것은 지금도 강가를 거닐고 앉아 생각하는 것을 좋아 하지만 전보다는 훨씬 그 시간이나 횟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이런 저런 고민이 있을 때나 누군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아니면 아이들과 바람을 쐬면서 그저 하루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면 늘 강변을 찾아 그 주변을 걷고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곤합니다. 

 

한국에서야 한강 근처에 살았으니 한강에 지금 같은 공원들이 만들어 지기전부터 자주 들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곳 런던에 와서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자주 탬즈 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특별히 요즘 같이 날씨가 맑은 날이면 강변을 걷는 그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가족들과 함께 혹은 아내와 둘이 잘 만들어진 강변 도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혹은 강옆으로 난 공원 숲속 길을 걸으며 나무에 부는 바람을 즐깁니다. 그 평안함과 숲이 주는 시원함은 이곳에서 누리는 좋은 것들중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물건이 있기도 하고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 생활이 있기도합니다. 어떤 특정한 시간 가령 아침에 해가 막 떠올라오는 신선한 새벽녁이라든지 저녁 해가 넘어가는 조금은 어스름한 시간이라든지 하는 것들 말입니다.

 

사람들이 좋아서 늘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려 보내는 사람도 있고 땅이 좋아 땅에 무엇을 심고 기르는 것에 시간을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들 그 좋아 하는 것을 하거나 그 시간이 되면 적어도 마음에 평안을 얻고 쉼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로부터 마음에 힘든 말을 듣거나 내 상황이 어려운 곳으로 움직이면 적극적으로 내가 좋아 하는 곳을 찾아 쉬고 싶어지기도 하고 덕분에 기운을 차리고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무엇인가를 좋아 하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복일겁니다. 그 좋아하는 마음은 하나님을 향해 인간이 가진 첫 마음일 것입니다. 그 마음이 또 다른 대상을 찾아 움직이고 그 좋아하는 마음으로 인해 조금은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요즘은 그 좋아 하는 것도 왜곡되어서 지나치게 집착하게되거나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심지어 중독이란 이름으로 어떤 선을 넘어서게 되고 그것을 도피처로 삼게 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잘 만나지 못하고 그로부터 평안과 위로를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조금 더 자극적이고 손쉬운 것을 찾게 된 것일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그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좋아 하도록 만드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존재로 지으셨고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떠나면서 우리 안에 그 좋은 것들이 사라지거나 왜곡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그것들을 회복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가정과 교회는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회복할 수 있는 장소일 것입니다. 이미 나를 향해 그와같이 말할 수 없는 사랑과 은혜를 베푸셔서 첫 기쁨과 감격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서로에게 주어진 것을 가지고 조금씩 사랑하고 위로하고 도와줌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하셨습니다. 

 

봄날 강변을 거닐면서 만나는 바람같이 성도들을 만나는 시간이 즐겁고 평안한 시간이길 소원합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그렇게 좋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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