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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영화에서 보던
그리고 가끔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그림같은 집들이 이곳엔 아주 많다.

울타리도 없고 넓디 넓은 잔디 밭은 아이들이 뛰어 놀 만큼 넉넉하다.
보고 있음 말씀으로 잘 다루어 놓았던 욕심이
어느새 마음 속을 왔다 갔다 한다.

집 안은 또 어떤가...
집안에 이렇게 계단이 많은지
집에만 있어도 운동이 될 정도이니 말이다.
문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그 문들 안은 다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까지 난다.

어느 집사님 집을 방문하곤 농담삼아..
"한번 들어오면 길을 잃기도 하겠어요."

이런 집들이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 눈과 마음을 흔들 생각을 하면
부모된 입장에서 미안하기도 하고
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초대를 받아 맛있는 식사를 대접받고 돌아오는 길이면
내 마음에서 돌아다니던 욕심이란 놈이
' 아이들도 네 마음 같을 걸.. 얼마나 부러울까나.. 불쌍한 아이들..'
이러고 속삭인다.

호호 거리며 재잘거리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마음 속에 수없이 지나가는 영상과 말들을 끼워넣으니
아이들이 웃고 있어도 웃는 것 같지 않았다. 처량하기까지 했다.

참지 못하고 불쑥 말을 꺼내고 말았다.

엄마왈: 시내야 저 집사님집 정말 좋지??
시내왈: 응.. 정말 좋아. 집도 넓고 방도 많고 또 지하실은 마음껏 뛰어다녀도 되고
       장난감도 엄청 많아.*^^*

그래.. 시내도 보는 눈이 있는데, 어찌 안부럽겠어. 그럼 그렇지...
어디 한술 더 떠보자.

엄마왈: 시내야.. 우리 집이 제일 작지. 다른 집처럼 마당도 있으면 네가 좋아하는 강아지도 키우고,
        또 지하실이 있음 뛰어다닌다고 야단도 안맞아아도 되고...
        친구들 집이 많이 부럽지...

.........................
왠 침묵~~~~   -_-;;;;;

시내왈: 엄마.. 음....집은 그냥 집일 뿐이야. 집은 편하면 되는거야. 집이 크다고 편한 것은 아니잖아.
        나는 우리집이 가장 편해. 그러니깐 부럽지 않아.


엄마왈: @____@;;;;    ㅠ.ㅠ

나는 감동 대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큰 웃음으로 껄껄~~ 정말 껄껄 웃었다.
안도의 한숨보다는 기쁨의 웃음이 나왔다.

시내왈: 왜 웃어?? ..............-_-;;;

내 마음의 미련한 눈으로 아이를 보는구나.
아이 마음 속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내 마음대로 아이를 보았구나 생각하니
내가 한심스럽기도 하고 바르게 잘 자라주는 아이가 대견스러웠다.
이제 아이 마음을 물어보리라.
내가 마음대로 생각하기 전에 말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조금더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그 대부분의 생각이 걷어내야할 편견과 거추장스러운 잡념들인 것 같다.
경험이라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문제를 해결하는데 귀한 지혜가 되기도 하지만
경험이라는 것이 편견과 독단을 만들기도 한다.
내 아이에게 마구 입히고 치장하려하는 나도 적신호가 보인다.
아이는 어른의 학교다.
배워야할 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