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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와 시현이네

시내집이야기 29-시현이 스케이트를 배우다.

2007.02.08 16:41

폭우 조회 수:631

여기 캐나다 겨울은 참 길다.

10월이면 시작한 겨울이 해를 바꾸고 2월이 되어도 여전히 겨울이다.

1월에는 전혀 겨울같지 않게 따뜻하더니 1월말 2월이 되어서는 여지없이 추운 바람에 눈을 뿌린다.

영하20도 그냥 그렇게 온도가 내려간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추운 겨울을 지내면서 아이들이 할 것이라고는 그리 많지 않다

겨울방학도 없어서 늘 학교 갔다 돌아오면 T.V를 보거나 컴퓨터에 앉아서 한국 쇼프로그램을 보는게 일이다.

억지로 한글공부도 하고 성경쓰기도 하지만 여전히 녀석들에게 지겨운 겨울이다.

덕분에 겨울에 할 수 있는 놀이거리를 찾았다 이곳에는 도시 곳곳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고 자유롭게 이용하게 해 놓았다.

영화에서 보듯이 시청앞 공원이나 광장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고 가족들이 종종와서 스케이트를 탄다.

그래서 우리도 가족들이 모두 값싼 스케이트를 장만했다 몇번 가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시내랑 시현이 모두 너무 좋아한다.

시내는 운동신경이 꽤 발달해서 한번에 스케으트를 탄다 그냥 타는것에 만족하지 않고 잘 타는 언니들 처럼 제자리에서 빙빙 돌

기를 연습한다.

곧잘하는 녀석을 보면 흐믓하다.

그런데 문제는 시현이다.

녀석은 조심성이 많아서 혼자 손을 놓고 스케이트 타는 것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늘 엄마손을 잡거나 아빠손을 잡고서야 스케이트를 탄다.

그래도 몇번 갔던 덕분인지 이번엔 혼자서 타기 시작한다.

그리곤 제법 스스로 타는것에 자신이 붙었는지 이제는 손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곤 "엄마! 나 스케이트 잘타지" "이제는 언니보다 더 잘탈 수 있어!"

"아빠도 많이 넘어지면서 배웠다며 그런데 나는 두번 밖에 안넘어지고 탄다"

녀석이 스케이트 타는 것에 신기해한다 엄마도 아빠도 녀석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칭찬한다.

"시현이 정말 잘타는구나!" 시현이는 의기 양양해서 혼자서 스케이트를 타고 스케이트장을 한바퀴 돈다.

시내는 혼자 돌기를 연습한다.

"엄마!" 앗 시내가 돌다가 갑자기 넘어진다.

녀석이 너무 열심히 연습을 한 탓이다.

쉽지 않은 스케이트 타기에 녀석 무릎이 쉴날이 없다.

시내가 아픈 무릎을 하고는 엄마 품에 안기자 옆에 시현이가 와서는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에이! 언니는 왜 이렇게 잘 넘어져. 나는 안넘어지고 잘 탈 수 있는데"

시현이의 득의양양한 모습에 우리는 실소를 감추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시내는 내심 마음이 상했나 보다.

"이제 그만탈래!" "스케이트 타는게 이제는 재미없어!"

우리는 너무 춥기도 하고 해서 그만 타기로 한다.

"엄마! 난 더 탈거야" "한바퀴 더 돌고 올테니까 기다려!"

우리의 스케이트 타기는 이렇게 웃음으로 마무리 된다.

더 잘타는 시내보다 잘 못타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신감을 찾아가고 용기를 배워가는 시현이를 바라보면서....